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공백이 큰 탓일까. 최근 끝난 미국프로농구(NBA)의 최종 결승전은 야구나 풋볼 등 다른 프로경기 결승에서 볼 수 있었던 열기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시즌이 끝나자마자 농구계의 관심은 마이클 조던의 복귀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농구 인기회복을 위해 주변에서 적극 권하고 있고 본인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농구계 밖에서 관심을 두는 인물은 따로 있다. 우승팀인 LA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이다. 특히 경제계에서는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언론들은 유명 경영인들의 경영철학을 다루는 난에 그의 '우승비결'을 크게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 56세인 그는 뉴욕 닉스팀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89년부터 98년까지 10년간 시카고 불스의 감독으로 재임했고 99년 현 소속팀인 LA레이커스로 옮겨왔다. 12년의 감독생활동안 무려 10번을 우승했다. 정규리그승률(.741)과 플레이오프승률(.738)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올해 LA팀은 플레이오프 15경기중 불과 한 경기만 졌을 뿐이다. 이같은 성적을 이끌어낸 비결은 무엇일까. '경기 이상의 것'이란 그의 저서에서도 나와있듯 우선 대화방법이다. 선수들의 개인적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뒤 개별적으로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이른바 '맞춤 대화'이다. 문제가 생기면 미루지 않고 그자리에서 대화로 푸는 것도 특징이다. 선수들의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시도한 동양식 명상과 요가도 한몫한다. 이는 고액연봉을 받는 유명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진짜 비결은 '트라이앵글 공격'이란 실제 경기전략이다. 12년간 변함없이 구사하고 있는 이 전략은 패스와 쉴새없는 움직임이 핵심이다. 그는 "계속 뛰고 패스하는 트라이앵글 공격은 특별한 전략이 아닌 농구경기의 기본중의 기본"이라며 "우리는 시즌내내 이런 연습을 하나 다른 많은 감독들은 이런 기본기를 무시한채 뭔가 특별한 전략들만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NBA 최고 감독의 경영철학도 결국 '기본에 충실하는 것'인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