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필수품인 "의자" 한 품목에 사업 승부수를 던진 벤처기업이 있다. "듀오백(DUOBACK)"이라는 브랜드로 의자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정(대표 정해창)이 바로 주목받는 기업. 특히 해정의 듀오백 의자는 등받이(BACK)가 2개(DUO)라는 브랜드가 말해주듯 특이한 설계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해정의 정 대표는 "등받이가 항상 사용자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도록 돼 있으며 동시에 체중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허리부담을 최소화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듀오백은 허리에 가해지는 무게중 약 20kg의 힘을 덜어 준다는 것. 정 대표는 또 "듀오백 의자의 경우 등근육을 고루 지압해 맛사지 효과도 낸다"며 "체형의 굴곡에 맞춰 변형되는 의자라서 피로도를 대폭 감소시켜 준다"고 자랑했다. 1974년 설립돼 초.중등 학교 등에 필요한 책걸상을 생산해 오던 해정은 1997년 하반기부터 듀오백 판매에 나섰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사태로 인해 사업 타이밍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등받이가 2개인 의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통념도 문제였다. 일부 대리점에선 등받이를 발로 차며 안전도를 테스트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인체공학을 생각한 맞춤의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광고 등 마케팅에 주력한 것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먹혀들었다. 매출은 1998년 33억 1999년 80억원 2000년 1백77억원으로 급증했다. 1999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작년엔 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엔 매출 2백50억원에 36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판매되는 듀오백 의자는 약 36만여대. 이를 위해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공장에선 매일 1천여대의 의자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듀오백 의자를 생산하는 대가로 듀오백 국제특허를 갖고 있는 독일 그랄(Grahl)사에 매년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통상적인 관행으로는 판매되는 의자수 만큼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지만 1995년 11월 그랄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때 포괄계약을 한 덕분에 작년에는 4천만원만 줬다. 올해 로열티 금액도 5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해정의 기술팀 관계자는 "그랄사로부터 듀오백 개념만 빌려 왔을 뿐이지 실제 제품개발은 해정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는 50여가지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지난 2월엔 의자 생산업체로선 드물게 벤처기업 지정도 받았다. 듀오백 의자는 총 25 종류가 있다. 모두 분해가 가능한 구조로 돼 있다. 머리를 기댈 수 있는 헤드레스트를 비롯해 발받침 회전팔걸이 마우스보드 옷걸이 등을 옵션형태로 부착할 수도 있다. 팔걸이와 등받이는 좌우폭과 높낮이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이 의자에 맞춰 앉는게 아니라 의자를 사람에 맞출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목표는 컴퓨터 업무를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의자를 개발하는 것. 행동분석 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업무와 관련된 움직임도 크게 달라졌다는게 해정의 진단이다. 대표적인게 몸을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업무환경에 맞는 의자를 만들기 위해 해정은 올해에만 7억원을 책정,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차원 영상기법을 활용한 CD타이틀 3천개를 제작, 기업들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 시장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아래 동남아 지역에 듀오백 의자를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PC방이 크게 늘고 있어 듀오백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 있다. (080)333-2525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