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주택경기 본격 활성화?..윤주현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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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 이사철이 되면 주택가격이 오르고 이보다 더 크게 전세가격이 오른다.
그리고 이사철이 지나면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하락 또는 소강상태를 보이다 가을 이사철에 다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사철이 지나도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이 수그러들 줄 모르고,또 월세시장의 진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년과는 매우 다른 최근의 주택시장 동향이 주택경기 활성화의 신호인가, 아닌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의 악몽과 같았던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동반상승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 침체되었던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택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조짐을 확인할 수 있으나 이것이 주택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더욱이 주택경기가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과거 주택 2백만호 건설 당시와 같은 수준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10여년 전과 지금은 거시경제 상황,주택시장 상황,금융시장 상황이 매우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주택수요는 작년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경기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커짐에 따라 주택부문에서도 주택수요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규모별로는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5월 현재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년말 대비 3∼3.6% 정도에 이르고 있다.
또 월세시장의 진전,주택수요 촉진을 위한 여러 차례에 걸친 금융 및 세제지원의 확대,시장금리의 하락 등으로 주택임대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택투자는 여유자금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금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리츠 등 새로운 부동산금융제도의 시행은 주택개발자금조달의 가능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부동산투자회사의 주택임대사업 진출을 가능케 함으로써 주택수요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주택수요 증대가 지속된다면 주택경기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수요 증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저금리와 자금공급확대로 요약되는 금융시장 상황,외환위기 이후 시행돼 온 주택수요진작책은 주택수요 증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나 주택시장상황 및 거시경제여건은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수요는 투기수요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하며,자가보유율의 증대는 구매력있는 계층의 주택구입수요가 한계에 접근함을 의미한다.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자본이득 중심의 주택임대시장이 월세전환에 따른 소득수익 중심의 임대시장으로 구조전환하는 과정에 있음을 의미한다.
또 최근의 거시경제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경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나 결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외경제여건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등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에는 불안한 여지가 있다.
주택시장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주택경기 활성화의 신호라기보다는 주택시장 구조변화의 신호라고 보아야 한다.
투기수요 중심에서 실수요 중심으로,공급자 주도의 시장에서 수요자 주도의 시장으로,자본이득 중심의 임대시장에서 소득수익 중심의 임대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주택부문에 부과됐던 각종 규제,부동산부문에 대한 금융제약,주택재고 절대부족 등으로 왜곡되어 있던 주택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주택시장 정상화가 촉진되기 위해서는 첫째,실수요자의 구매력 증진을 위한 금융 및 세제지원을 지속하고 둘째,부동산투자에 대한 반사회적 시각에서 탈피해 임대주택공급자의 순기능을 인식하고 주택임대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셋째,부동산금융제도의 기반을 구축해 도입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jhyoon@krih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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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연세대 응용통계학 △미 남가주대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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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