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민감도가 낮은 중소형주를 공략하라" "지수 급락땐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 주식시장이 "더블위칭데이"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선물.옵션 6월물 동시만기일(14일)을 앞두고 주가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것. 지난 11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며 선물가격의 하락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쏟아져 현물지수가 급락했다. 12일에도 하루종일 몸통(현물시장)이 꼬리(선물시장)의 눈치를 보는 장세를 연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더블위칭데이까지 국내 증시가 조정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증시가 반도체주 실적악화 전망이 나오면서 이틀째 약세를 보여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증시가 강세로 돌아서거나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 매도세에 따라 현물시장이 출렁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예고된 악재"인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한다. ◇ 더블위칭데이(Double Witching Day) 선물과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날을 말한다. 선물의 만기일인 3.6.9.12월 둘째주 목요일이 더블위칭데이다. 이날 선물과 옵션이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마녀(Witch)'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상적으로 더블위칭데이엔 선물 또는 옵션과 연계된 매수차익거래(선물매도.현물매수) 잔고가 청산된다. 차익거래에 의한 프로그램 매수는 시장상황에 따라 매도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청산되는 규모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현물 지수가 춤추게 된다. 물론 만기일 이전에 청산이 대거 이뤄질 경우 만기일 당일이나 이후 주식시장의 몸집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 더블위칭데이 영향권 진입 벌써부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이 대표적이다. 이날 외국인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늘려온 선물 매수포지션을 전매로 청산하면서 선물가격의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자 선물가격과 현물지수(KOSPI200)의 차이인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현물지수가 선물가격보다 높은 상태)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쌓여 있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프로그램 매물로 쏟아지면서 현물지수의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금액은 올들어 최대 규모인 2천3백22억원에 달했다. ◇ 조정시 저가 매수기회로 활용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수관련 대형주보다는 프로그램 매매와 관련이 없는 우량 중소형주나 실적호전 저가주 등에 관심을 갖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물옵션 만기일 이전이라도 지수의 조정이 이뤄질 경우 프로그램 매매대상인 대형주와 금융주를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이동원 연구원은 "98년 이후 선물.옵션 만기일 당일의 장세는 그 당시의 주가 추세에 따라 달라졌다"며 "대세 상승기에는 잔고 규모와 상관없이 만기일마다 주가의 상승이 이뤄졌고 약세장에서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매수세도 취약해 대규모 매물이 소화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선물·옵션 만기일에 누적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원활히 소화되면서 강세를 보인다면 향후 장세는 좀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만기일 이후엔 현물시장 흐름에 주목 김승익 교보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선물.옵션은 현물지수를 갖고 만든 파생상품"이라며 "파생상품에 의해 시장이 변동성을 띠는 것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현물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향방은 프로그램 매물보다는 미국시장의 움직임과 국내 구조조정 변수 등에 달려 있다"며 "대우차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및 현대투신 외자유치 문제 등이 순조롭게 해결될 경우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