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12일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따라 사상 초유의 항공사 동시 파업이라는 `항공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게됐으며, 이날 오전 양사 노사가 극적 타결에 이르더라도 한동안 항공기의 파행 운항이 불가피해졌다. 대한항공 노사는 전날 오전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회의실에서 2차례 만나 제9차 본협상을 벌인데 이어 저녁에는 서소문 사옥으로 자리를 옮겨 실무교섭을 2차례 재개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 예정일인 이날 오전 1시55분께 다시 만난 노사는 수당인상안과 운항규정심의위원회 노사동수 구성안 등을 놓고 심야 절충에 들어갔다. 조종사노조는 심야 절충에서, 임금 부분에 대해서는 전면 동결을 선언한뒤 운항규정 심의위 노사동수 참여 및 외국인조종사 연차적 감원 요구 등 보충협약 부분만을 안건으로 내세웠다. 회사측은 그러나 외국인조종사 감원은 국내 조종사 부족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을 불가능하게 할 뿐아니라 운항규정위원회 문제도 경영권 침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 회의가 정회되는 동안 노동부 관계자들이 노조측 집행부를 만나 중재에 나섰지만 심야 교섭도 3시간여만인 오전 5시20분께 완전 결렬됐다. 조종사노조는 조합원 600여명이 밤새 집결해 있는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로 이동,작년 10월에 이어 두번째 파업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전날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 중재안을 거부한뒤 같은날 오후 10시45분부터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 A동 2층 국제회의실에서 재차 만나 의견을 조율했지만 타협점 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나 노사협상은 같은날 오후 11시부터 이재원 노조위원장과 박찬법 사장이 1대1로 만나 집중교섭을 벌여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따라 노조는 본사 앞 주차장 농성장에 모여 있는 1천여명의 조합원 앞에서 파업을 공식 선언한뒤 버스 20대에 나눠타고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내 청소년수련원으로 이동했다. 두 항공사의 노사 협상 결렬로 국제선의 경우 이날 오전 8시30분 마닐라행 대한항공 621편을 시작으로 출발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됐으며, 국내선도 오전 6시50분김포발 부산행 아시아나항공 8801편 등 무더기 결항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전 노선과 대한항공 국제선 입국편, 일부 국내 노선은 이날 하루 정상적으로 운항될 예정이다. 양 항공사측은 이날 노조측과의 접촉을 지속, 협상을 재개토록 노력한다는 입장이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