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예정된 노동계의 총파업에서부터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식예탁증서(DR)발행에 이르기까지 이번주에는 한국경제의 흐름을 좌우할만한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노동계의 파업.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노조 국민체육진흥공단 세종문화회관 등 사회서비스노조연맹 산하 13개 사업장이 12일 연대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게다가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노조도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파업이 노동계(민주노총)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노사문제로 자칫 경제에 주름살을 줘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많고 정부도 11일 합동기자회견에서 총파업 자제를 당부하는 등 강경입장을 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해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점도 노동계로서는 부담이다. 파업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불법파업이 돼 명분이 그만큼 약해진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12일 파업은 일부 근로자들만 참가하는 형식적 총파업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노동계가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사회 전반에 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항공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대부분 제품을 항공기로 수출하는 전자업계가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 계열사들은 이번주에 회사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하이닉스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3일까지 DR와 하이일드본드의 청약신청을 받아 14일 발행규모과 발행가격을 확정한다. 하이닉스는 DR 8억달러와 하이일드본드 3억5천만달러 등 약 11억5천만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정도의 자금이 들어오면 올해말까지 유동성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하이닉스의 계산이어서 발행규모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다. 현대건설 채권 금융기관들의 출자금 분담비율도 이번 주에 확정된다. 1조4천억원의 출자전환액과 7천5백억원의 신규출자 분담비율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던 40여개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이를 조율할지 관심이다. 출자금 비율이 확정되면 현대건설은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증자대금이 들어와 유동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 매각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GM과 국내 채권단은 14일께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포함 여부와 매각대금이 어느정도 될 것인지 관심이다. 집권후 북한에 대해 강경 입장을 유지해 오던 미국 부시 행정부는 지난주말 북한과 포괄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북간 분위기 호전에 따라 금강산 육로관광 외에 또다른 대형 호재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한 방문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김 위원장의 남한 방문일정이 확정될 경우 현대아산과 북한간의 금강산 육로관광 합의와 함께 남북 경제교류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통상협상과 13,15일 발표될 미국의 5월중 도매물가지수와 판매통계,생산통계도 관심이다. 한미통상협상에서는 수입차 시장개방,지식재산권 보호 문제 등을 다룬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