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제주도 남단 공해상을 통해 북상한 북한상선 청천강호(1만3천900t급)가 7일 오전 0시 50분께 백령도 서쪽 25마일 지점의 북방한계선(NLL)을 통과, 사실상 백령도 서쪽 항로로 우회했다. 청천강호는 이날 우리 해군 함정들의 근접 밀착견제를 받으며 공해상을 항해하다 해군의 저지선인 백령도 서쪽 40마일 기점보다 다소 안쪽인 25마일 지점에서 NLL을 넘어 북상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는 우리 실제 군사작전 구역인 백령도로부터 '일정지역'을 벗어나 종전부터북한 상선들이 늘 이용하던 항로로서, 북한 군 함정이나 간첩모선이 아닌 경우에는우리 해군도 통행을 사실상 인정해왔으며, 남북간 합의에 의해 대북 물자수송선이오가는 곳이다. 합참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우리 해군은 백령도로부터 일정한 지점까지를 '실제 작전구역'으로 삼고 그 안의 해역을 절대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청천강호는 이 해역을 벗어나 NLL을 침범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민주당 유삼남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질의를 통해 "해군은 백령도에서 24마일 해역을 집중적으로 경비하고 이 해역 안의선박에 대해 식별하고 검문하고 있다"며 "이 해역 밖의 북한 상선이 일정한 항로를통행하고 해를 끼치지 않을 경우 식별과 감시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홍단호는 지난 6일 오후 4시 45분께 동해안에서 150마일 기점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측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6일과 7일 북한 상선들이 NLL을 통과한 것은 지난 4일 오전 11시5분께청진2호가 우리 해군의 핵심 군사작전구역인 서해 백령도 안쪽(동쪽)을 통해 NLL을넘어간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날 동서해 NLL을 넘어 북상한 북한 상선 대홍단호와 청천강호는 우리 정부와군 당국의 경고를 받아들여 우리 영해인 제주해협을 침범하지 않은 채 제주도 남쪽공해상을 돌아 항해, 정부와 군 당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대홍단호는 애초 울릉도와 독도 사이 공해상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우리 해군 함정의 요구로 독도 외곽을 돌아 동해안에서 150마일 떨어진 공해상을 통해 북상했다"며 "이는 북한상선들이 종전부터 이용하는 해로이며북한 상선의 NLL통과를 `침범'으로 보기에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