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2대 주주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이 지분 매각 방침을 바꿔 LG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BT 지분을 넘겨받아 LG텔레콤의 대주주가 되려고 하는 캐나다 TIW와의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6일 "BT는 그동안 LG텔레콤 지분 21.7%를 매각하기 위해 TIW와 협상을 벌여왔다"며 "TIW가 적극성을 보이자 최근 입장을 바꿔 지분을 정리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값을 더 받아내기 위한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지만 BT의 방침이 정말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LG텔레콤이 당초 5일로 잡았던 컨소시엄 참여업체 접수기한을 오는 13일로 연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텔레콤은 6일 "지난달 24일부터 5일까지 20여개 대기업을 포함해 4백80여개 기업으로부터 컨소시엄 참여계획서를 받았으나 추가로 참여하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기업이 많아 기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TIW가 LG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한다는 방침은 사실상 확정됐고 BT 지분을 넘겨받아 LG텔레콤의 대주주가 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BT와의 협상이 늦어지면 LG텔레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T는 지난해 IMT-2000 주파수 경매에서 거액을 써낸 바람에 심각한 자금난에 처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아시아지역 투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통신업계 관계자는 "BT는 LG텔레콤의 주식을 주당 평균 1만원선에 매입했다"며 "시가(5일 종가 7천1백90원)대로 판다면 엄청난 손해를 입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프리미엄을 더 받으려고 매각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BT의 자금사정이 워낙 악화되어 있는데다 TIW가 LG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돌아설 경우 지분 매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으며 빠르면 금주말께 협상이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한편 LG텔레콤 관계자는 "양사간의 협상에 대해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LG텔레콤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LG와 해외사업자의 지분을 더해 50%를 넘긴다는 것과 양자의 지분이 비슷하게 될 것이란 점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