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정부.여당이 재계의 건의를 일부 수용한 "기업경영환경 개선조치"를 내놓았다.

출자총액제한 등 근본적인 규제 장치는 그대로 놓아두었지만,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는 예외 인정키로 하는 등 기업들의 운신 폭을 넓혀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6개월 연속 기업들의 투자가 뒷걸음질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개선 조치"를 계기로 심기일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6월이 본격 시작되는 이번 주에는 국회에서 여야 공동발의로 "기업구조조정 촉진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는 등 기업환경 정비를 위한 2단계 조치가 모색된다.

4일 개회될 2백22회 임시국회에서는 또 건강보험 재정안정화 대책과 환경단체 등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있는 새만금간척사업의 지속 여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구조조정과 경영권 해외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현대 3사(건설.전자.투자신탁)와 대우자동차의 해법도 이번 주중 보다 뚜렷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난으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빠진 현대아산의 북한 금강산 관광사업도 남.북한 정부 사이에 해결책 마련이 깊숙이 논의되고 있으며,빠르면 이번 주중 획기적인 내용을 담은 "정상화 대책"이 확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영화회계법인의 자산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컨설팅 회사 아더 D 리틀이 마련한 대규모 조직개편 및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계획을 이번 주부터 본격 실행에 옮긴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유럽에 이어 미국으로 자리를 옮겨 10억달러어치의 신주(GDR)및 3억7천만달러의 고수익채권 매각을 위한 설명회를 계속한다.

대우자동차 인수를 놓고는 대우측 채권단과 인수 후보자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간에 4일부터 제3국에서 본격 협상이 시작된다.

눈을 시장쪽으로 돌려보면 채권 등 실세금리와 환율 움직임이 어떤 흐름을 잡아갈 지가 관심거리다.

금리는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 주말 한때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연6.08%로까지 떨어지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 5%대로까지 내려앉을 것인지가 관찰 포인트다.

금리가 최근의 단기 급락으로 에너지를 소진,추가 하락세를 보이기까지는 다소의 조정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주 달러당 1천2백80원선까지 내려앉은 원화환율은 이번 주에도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원화 움직임의 최대 변수인 일본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7~1백20.5엔 사이에서 움직이는 등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원화환율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간 하락폭이 컸던 만큼 주초 한때 반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에도 몇 가지의 굵직한 정부 행사가 예정돼 있다.

7일 한국은행에서는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열어 콜금리 인하 여부를 재논의한다.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실물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 금리 인하요인으로 지적되지만,물가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금리동결 조치가 내려질 공산이 크다.

9일에는 대통령 주재로 경제장관 간담회가 열려 기업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추가 지원책이 모색된다.

5월중 외국인 투자동향(5일),5월중 금융시장동향.6월중 통화정책방향(7일),2002년 각부처 예산요구 현황(8일) 등의 발표도 예정돼 있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