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매된 살빼는 약이 판매 1백일만에 95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살빼기에 여념이 없다. 체중을 빼면 성인병의 발병 위험이 감소하고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비만에 대한 잘못된 상식 때문에 오히려 더 살이 찌는 사람들도 많다. 비만에 대한 대표적 오해사례 4가지를 소개한다. 틈만 나면 운동하는데 살이 빠지지 않는다 =주중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못하다가 주말에만 골프나 등산을 다녀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살이 더 찌기 쉽다. 매일 운동을 하면 식욕이 적절한 수준에서 억제되지만 주말에만 운동하는 사람은 식욕이 지나치게 증가돼 운동때 소모된 열량보다 더 많은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말 운동은 정신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체중을 줄이기는 어렵다. "오랜만에 운동을 했으니까 더 먹어도 되겠지" "수영장을 몇바퀴 돌고 나니 배가 고픈데 햄버거나 먹어볼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웬만한 운동은 생각보다 열량소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운동후 조금만 먹어도 오히려 살찌기 쉽다. 하루 1시간정도 매주 4일이상 운동하면 식욕이 억제되는 반면 1주일에 한두번 1시간이 넘게 운동하면 식욕이 늘어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임신후 살찌는 것은 숙명이다 =처녀때는 날씬했는데 애를 낳고 이 모양이 됐다고 푸념하는 주부들이 많다. 결론적으로 임신은 비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임신기간중 쌓인 과다한 지방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은게 첫째 이유고 임신때 왕성했던 식성이 출산후에도 계속돼 만성적인 영양과잉을 초래하는 것이 둘째 이유다. 또 모유를 먹여야 허벅지 복부에 비축된 지방이 소모되는데 젖이 커질까봐 모유수유를 기피하는 것도 한 이유다. 간과할수 없는 것은 제왕절개수술후에는 회복전까지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비만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가급적 정상분만을 택하고 출산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를 끊고 싶어도 살이 찔까봐 못한다 =흡연은 기초대사율을 6% 올린다. 즉 같은 일을 하는데 6%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게 한다. 하지만 효과는 30분 이내에 곧 사라진다. 그렇다고 30분마다 담배를 피우거나 잘때도 담배를 피울수는 없는 일. 많은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체격이 작지만 더 날씬하지는 않으며 같은 체중이라도 복부에 지방이 많다. 이는 흡연이 체지방의 분포를 변화시켜 지방이 복부에 많이 쌓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와 가사노동에 시달리는데 왜 살이 찌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쓱해져 살이 빠질 것 같지만 정반대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몸에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은 세포안에 염분을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세포내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이를 다시 낮추기 위해 세포밖의 물이 세포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부종이 생기고 이는 체중증가와 연결된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은 지방합성을 촉진한다. 또 속상한 일이 있어 며칠동안 먹지 않으면 탈수현상이 생겨 물만 빠져 나간다. 체중이 늘때는 수분과 지방이 주로 쌓이고 빠질때는 물만 빠지니 세월이 지날수록 비만해진다. 운동은 과부하가 걸려야 효과가 나고 살도 빠지는데 가사노동은 과부하는 걸리지 않고 노동량만 많기 때문에 피로하지만 체중이 줄지는 않는다. 골프 볼링 같은 가벼운 운동도 역시 체중 감량에는 큰 도움이 안되는 종목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