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생장원리,즉 식물이 나서 자라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잡지 "셀"(www.cell.com)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

금호석유화학이 운영하는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 박충모 박사팀은 31일 식물의 생장이 빛과 생장호르몬의 일종인 브라시노스테로이드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셀지를 통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활용해 식물의 생장을 조절할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농작물 생장을 억제하거나 쑥쑥 자라게 할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팀은 이번 연구로 콩나물처럼 빛이 없는 상태에서 줄기만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황화현상''(빛의 결핍으로 줄기만 자라고 엽록소를 만들지 못해 누렇게 되는 현상)의 원리를 밝혀냈다.

박 박사는 "종래 빛이 부족하면 식물이 빛을 받으려고 줄기를 키울 것이라는 정도의 추정만 이뤄졌지 구체적인 원리는 규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에 있는 ''프라(Pra)2''라는 단백질이 스위치 역할을 해 빛이 없으면 ''온(on)''이 되고 빛이 있으면 ''오프(off)''가 된다.

''온''이 되면 ''DDWF1''이라는 ''사이토크롬 P450효소''와 만나 상호작용을 일으켜 황화현상과 생장을 촉진하는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많이 발생시킨다.

반대로 빛이 있으면 스위치가 꺼져(오프)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호르몬의 합성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줄기 부위의 성장이 멈추게 된다.

이 원리가 밝혀짐에 따라 줄기가 비정상적으로 웃자라 병충해나 비바람에 약한 각종 식물을 튼튼하게 키울 수 있게 됐다.

빛이 있는 상태에서 줄기만 키우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 박사는 "브라시노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합성한 유전자를 잔디를 비롯한 농작물에 투입해 생장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이 실린 ''셀''은 ''네이처''나 ''사이언스''보다 인용 빈도가 훨씬 높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생명과학 잡지로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지난 4월 생명공학연구원 류성언 박사의 논문이 유일하게 실린 바 있다.

특히 셀지에 실리는 논문은 연간 1백여편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식물연구 논문은 10여편 정도기 때문에 박 박사의 연구는 우리나라의 식물분야 연구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