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들이 물건을 팔 때 제시하는 가격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LG홈쇼핑 CJ39쇼핑간 매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릇된 가격 정보를 내보내 소비자의 충동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주부 배모씨는 지난달 LG홈쇼핑을 보다가 상품 가격이 백화점에 비해 훨씬 싸다는 자막과 설명을 듣고 국산 레저웨어와 프랑스산 냄비를 구입했다.

쇼핑호스트는 냄비 가격이 적혀 있는 영수증까지 보여주면서 싸다고 강조했다.

구입 당시 TV화면 자막에는 레저웨어의 가격이 백화점 13만8천원,LG홈쇼핑 6만9천원과 냄비세트는 백화점가 20만원,LG홈쇼핑 13만9천원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씌어 있었다.

그러나 배씨가 롯데와 현대백화점에 들러 해당 상품을 찾아보자 물건은 눈에 띄지 않았다.

배씨는 LG홈쇼핑에 전화를 해 어느 백화점에서 팔고 있는지 물었으나 LG측은 모른다면서 납품회사로 알아보라고 했다.

배씨가 납품처에 확인해 보니 레저웨어는 뉴코아 일산점에서 팔고 있었고 그곳에서의 판매가격은 8만∼9만원이었다.

이같은 사례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LG홈쇼핑의 경우 요즘 삼성 멕시마 140GLM 4배줌 카메라를 26만9천원에 팔면서 백화점가는 42만원이라고 자막으로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확인해 보면 어느 백화점인지를 가르쳐 주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뮬리넥스 튀김기를 팔면서 백화점가 29만원,LG홈쇼핑가 22만원으로 가격 표시를 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울시내 대형 백화점에서는 15일부터 브랜드세일에 들어가 23만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숨긴채 백화점에서 가장 비싸게 파는 시점의 가격을 표시해 소비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경쟁사인 CJ39쇼핑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

현재 CJ39쇼핑에서 팔고 있는 여성 속옷인 비비안의 ''로즈버드''는 TV홈쇼핑 전용으로 개발된 기획 상품이다.

그러나 판매를 맡은 쇼핑호스트들은 마치 고급 백화점에 전시된 똑같은 상품을 훨씬 싸게 파는 것처럼 설명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매장이나 브랜드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TV홈쇼핑 업체들이 무조건 백화점보다 싸다고 선전하는 것은 소비자를 혼란시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