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이 영롱하게 퍼지는 가운데 장엄한 미사곡이 울려퍼진다.

베네딕투스 상투스 글로리아 등.

지휘자는 성열찬씨(40).

음대를 중퇴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뜨거워 바쁜 가운데도 교회음악을 맡고 있다.

그의 직업은 목재가공업체인 신복산업의 사장.

얼핏보면 전혀 무관한 분야지만 그는 특유의 예술감각을 가구 생산에 녹여내고 있다.

인천 도화동에 있는 신복산업은 부엌가구용 캐비닛 도어를 만든다.

참나무 단풍나무 등 질좋은 고급 원목으로 나무결이 살아 있는 도어를 만들어 국내 유명 가구회사에 납품한다.

한샘에 공급하고 있는 물량만 월 3만∼4만짝.

품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이탈리아 제품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무 분야에서 새 사업영역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르다.

끊임없는 벤처정신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신규 수종을 개발하는 모험정신을 가진 모기업 영림목재(대표 이경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복산업은 최근 고급 서재가구 분야에 진출했다.

서재가구는 아직 불모지다.

책장 정도가 고작이다.

서가를 제대로 꾸미고 싶은 사람은 주문 제작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성열찬 대표는 "혼례용 가구 등 일반적인 품목에 치우쳐 있는 기존 가구업계와 차별화하기 위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만든 서재가구 ''e라이브러리''는 제품 전체가 자작나무 원목으로 제작돼 있다.

전면은 슬라이딩 구조로 된 유리문이다.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씨네하우스 맞은편에 대형 전시장을 마련,영업에 나섰다.

작가 교수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과 서가를 제대로 꾸미고 싶어하는 계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성 사장은 이 제품을 포함해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24% 늘어난 1백30억원으로 잡고 있다.

(032)876-2431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