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현대건설 임시 주주총회는 감자결의안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4시간여 동안 파행 속에 진행됐다.

○…소액주주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현대건설 경영진과 정부 및 채권단에 원망 섞인 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한 소액주주는 "현대건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수많은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현대건설 오너 정몽헌 회장이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 회장이 나타나 사과한다면 우리는 감자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호소하기도.

그러나 이 소액주주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여기 저기서 "그래도 감자는 안된다"는 고함이 터져나와 총회장은 잠시나마 웃음소리에 덮이기도 했다.

○…심현영 사장 내정자 등 신임 이사진 7명은 총회장 옆에 마련된 방에서 ''이사 선임의 건''이 통과되기를 기다렸지만 총회가 길어지자 갇혀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심 사장 등은 당초 두 번째 안건으로 올라있는 이사 선임이 빨리 끝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점심시간을 넘긴 낮 12시30분에야 선임을 추인받고 주주들 앞에 나가 인사했다.

주주들은 총회장 분위기와 달리 신임 이사진에 박수로 격려를 보내 이들에게 거는 기대를 반영했다.

○…이날 총회 진행방식을 놓고 현대건설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의장이 지나치게 소액주주들에게 발언 기회를 많이 줘 총회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가 하면 "그래도 할 말은 다하게 하는게 좋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