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29)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지난 1일 위조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 나리타공항을 통해 불법 입국하려다 출입국 관리에 의해 체포됐다고 교도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남성은 1일 오후 3시께 싱가포르발 일본 항공기를 이용,남녀 3명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도착했으나 도미니카 공화국의 위조여권을 소지한 것이 발각돼 출입국 당국에 체포됐다.

나리타공항 도착당시 문제의 남성은 여성 2명과 4살 정도된 어린이 1명을 대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출입국 당국은 김정남의 사진과 체포된 남성의 얼굴이 매우 닮은 점에 주목,남성의 신분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한 방위청 관계자는 언론 취재에 대해 이 남성이 실제로 김정남일 경우 "그가 북한내에서 컴퓨터개발 관련 조직의 책임자로 있는 점으로 미루어 도쿄 전자상가에서 컴퓨터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키 위해 입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문제의 남성은 현재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일본 방문목적에 대해서는 "나는 관광차 왔으며 한국인이다"이라고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일 조총련측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문제의 남성이 김정남일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가와시마 유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번 사건을 도쿄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보고,대응책을 협의중이다.

일본 법무성은 문제의 남성을 금명간 중국에 추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방송들은 이같은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하면서 김정남의 사진을 내보내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지난 1971년 김정일 위원장과 전처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지난 97년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나 그동안 공식적인 자리에는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