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회생 길목에 파란불이 켜졌다.

총 1조8천억원의 외자유치를 추진중인 하이닉스반도체에 국내 채권단도 적극 지원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투신사들도 아직 완전합의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채권은행들이 요청한 회사채인수를 부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자유치만 성공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재기의 기회를 갖게 된다.

물론 반도체가격 침체 등 외부 악재는 상존하고 있지만 일단 자금 숨통은 튼 셈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국내 채권단이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정리돼 가고 있다"며 "이제 어려운 고비를 지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적극 지원=국내 채권단은 외자유치 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가 제안한 지원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할 예정이다.

우선 이달말 하이닉스가 발행할 전환사채(CB) 1조원은 17개 채권은행이 나눠 인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1천7백20억원,한빛 1천6백80억원,외환 1천6백20억원,조흥 1천3백50억원씩을 각각 떠안게 된다.

또 내년과 내후년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대출과 시설자금 총 1조6백65억원을 각각 2년씩 만기 연장해준다.

수출환어음(DA)한도도 내년 6월까지 14억달러,2003년 6월까지 10억달러 수준을 유지해준다.

신디케이트론 8천억원의 만기도 1년 연장해 2003년중으로 조정했다.

투신사들은 채권은행들이 요청한 회사채 7천6백억원어치 인수 방안을 놓고 수정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들이 협조해야 보유한 회사채를 만기상환받을 수 있어 완전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외자유치만 남아=하이닉스반도체는 이달말까지 총 1조8천억원의 외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1조3천억원(10억달러)은 해외주식예탁증서(GDR)발행으로,나머지 5천억원(3억7천만달러)은 하이일드본드 발행으로 조달한다는 것.

국내 채무 재조정이 끝나면 먼저 대주주가 될 해외의 전략적 투자자를 확정 발표하고 GDR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GDR 2억달러와 정몽헌 회장을 포함한 현대 계열사 지분 20%를 한 몫에 인수하려는 전략적 투자자가 있다는 게 SSB측 설명이다.

현재 2개 정도의 투자자와 기본적인 협의를 마치고 최종결정만을 남겨놓은 상태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외자유치 주간사인 SSB는 채권단의 채무만기연장과 전략적 투자자의 확실한 투자약속을 내세워 이달중순 해외 로드쇼를 나갈 예정이다.

SSB는 외자유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차병석·김성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