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선언은 러시아 중국 등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D 구축이 미국의 확고한 최우선 정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미사일방어체제 추진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무용론 △핵무기 감축 용의 △미국의 적(敵)개념 △우방·동맹국과의 공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냉전은 끝났지만 불량(rogue)국가에 의한 미사일 및 핵위협으로부터의 국가안보는 더 위험스럽고 불안정한 시대를 맞고 있다"며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30년 된 냉전시대의 ABM협정으로는 불량국가들의 미사일 및 핵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며 사실상 ABM협정 폐기론을 제기했다.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구상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략방어구상 ''스타 워즈'' 이후 꾸준히 변화를 거듭했다.

구 소련의 붕괴로 레이건 행정부의 전략방어구상(SDI)이 이론적 근거를 상실하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하에서는 제한적 미사일 공격를 겨냥한 방어시스템으로 재편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군의 보호에 주안점을 둔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해인 2004년까지 최소한 시스템 일부를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 의회와의 협조,우방 및 동맹국 설득,군비경쟁 우려 불식,러시아 및 중국의 반발 무마,막대한 자금확보 등 적지 않은 난관을 해결해야 할 전망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