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9시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앞 A고시학원.

공인중개사 시험과목 강의가 진행중인 4층 강의실에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10여명의 수강생은 간의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강의를 듣고 있었다.

수강인원은 줄잡아 4백명.

같은 강의가 진행중인 옆 강의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백발 노인에서부터 대학생까지 수강생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20대 초반의 여성과 대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이 학원은 오전 9시20분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7회에 걸쳐 두달 과정의 공인중개사 시험대비 전문강좌를 개설중이다.

강좌마다 만원사례를 이룬다고 학원 관계자는 귀띔해줬다.

노량진역 부근에서만 이같은 학원 5∼6개가 성업중이다.

오는 7월 부동산투자회사(리츠)제도 실시를 앞두고 부동산관련 자격증 열풍이 불고 있다.

이와함께 리츠와 부동산 관련 강좌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관련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에서 리츠를 운용하는 부동산투자자문회사(AMC)에 5명이상의 부동산전문가를 두도록 하고 있어 관련 인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란 감정평가사 공인중계사 부동산석사학위이상 소지자 등이다.

이 가운데 공인중개사 시험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11회 공인회계사 시험에는 모두 9만1천8백23명이 응시,1만4천5백70명(합격률 15.9%)이 합격했다.

오는 9월16일 시행되는 제12회 시험 응시자는 10만명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고시학원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과목을 수강중인 S증권 이영배(37)과장은 "리츠는 부동산과 증권의 결합"이라며 "증권사 직원도 부동산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사이에는 감정평가사 시험이 인기다.

감정평가사는 토지 건물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전문가로 2∼3년은 투자해야 자격증을 딸 수 있다.

때문에 대학생들이 주로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감정평가사를 준비중인 S대학 4학년 황호승씨는 "전공 연령 등에 대한 특별한 제한이 없어 이 시험을 노리는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차시험 응시자수는 6천9백98명.

리츠관련 강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5월2일부터 4개월간 리츠전문가 양성과정인 제2회 부동산펀드매니저 과정을 개설한다(02-360-4882).

또 유리츠 부동산금융연구소도 지난 17일 리츠애널리스트 과정을 개설했다(02-783-5100).

이밖에 유니에셋 모두넷부동산114,한국생산성운동본부,중앙일보,경원대학교 등도 리츠관련 강좌를 개설했거나 개설을 준비중이다.

부동산 석사과정을 설치한 대학들도 리츠 출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 최초로 부동산대학원을 개설한 건국대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석사과정의 경쟁률이 3.5대 1을 기록했다"며 "리츠 시행을 계기로 대학원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