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장애를 겪고 있는 17세의 남자 고교생이 첫 미술 개인전을 개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금천고 2년 김어령군은 미술전시회 ''어령이와 함께 하는 알콩달콩 이야기''를 오는 5월2∼8일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연다.

그는 어릴적 두 차례에 걸친 뇌종양수술을 받은 뒤 정신지체 2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즐겨 그려오면서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나름대로의 색감과 이미지로 화폭에 담아냈다.

김군이 지금까지 그려온 작품 수백점 가운데 전시회에 내놓는 50여점은 너무 평범해 다른 사람들은 자칫 놓치고 지나쳤을 법한 것들을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곁들여 재구성한 그림들.

중학교 1학년 때 영화 ''나홀로 집에''주인공처럼 뉴욕에 있는 호텔에 가고 싶어한 김군은 TV에서 돌개바람 세탁기 광고를 본 뒤 비행기에 실려 세탁기가 내뿜는 바람을 타고 뉴욕으로 가는 상상의 세계를 ''돌개바람을 타고 뉴욕에 가다''라는 제목의 그림에 담아냈다.

또 자신이 좋아하던 여선생님의 결혼식에서 느낀 질투심을 수성펜으로 공책에 표현한 ''네사람''은 공감의 웃음을,한 음료회사의 TV광고를 보고 바뀌어가는 여성의 몸매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표현에 감탄을 자아낸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인 5세 때 달력에 볼펜으로 그린 ''가족과 함께'',켄트지에 잉크로 그린 ''아기''등도 김군의 풍부한 상상력과 표현력과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전시 기획사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그린 김군의 작품에서는 여느 그림과 다른 색감과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며 "특히 어른들이 봤을 때 신선하고 전혀 가식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