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등락에 따라 한국전력만큼 희비가 엇갈리는 종목도 드물다.

환율이 급등하면 한전 주가는 하염없이 내려 꽂힌다.

원·달러 환율이 1천3백65원20전에 달한 지난 4일 한전 주가는 장중한때 1만8천5백원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환율 오름세가 주춤해진 지난 6일엔 다시 2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처럼 한전 주가가 환율 움직임과 궤적을 함께 하는 것은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작년말 현재 한전의 외화부채는 83억달러에 달했다.

환율이 달러당 10원만 올라도 원화로 환산한 외화부채 부담은 8백30억원 늘어난다.

환율동향에 민감한 외국인의 태도도 한전 주가를 출렁이게 하고 있다.

외국인은 환율이 오름세를 타던 지난 3월5일부터 27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곤 16일(거래일 기준)동안 한전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도높은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된 지난 6일엔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환율문제 외에도 한전의 민영화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진표 재정경제부 차관은 "한전 등 공기업의 민영화 시기는 증시상황 등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혀 민영화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전은 자회사인 파워콤의 지분중 30%를 국내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증시여건상 지분매각이 원활히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또 1백% 지분을 갖고 있는 6개 발전자회사의 지분을 내년 2월부터 국내외 기업에 매각할 예정이지만 예정대로 진행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재의 한전 주가는 기업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한다.

한전이 환율상승으로 피해를 볼 것은 분명하지만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미미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발전회사 분리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란 대목도 주가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양시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평균 원화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한전은 5백13억여원의 경상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한전의 올 순이익을 작년(1조7천9백20억원)보다 20.9% 증가한 2조1천6백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당순이익(EPS)은 3천3백87원으로,적정주가는 3만4천5백원으로 추산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