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제주 서귀포에서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 이왈종씨가 6일부터 서울 정동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노래하는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 1백점을 선보인다.

고대 한·일간에 일어났던 로맨스를 다룬 일종의 춘화(春畵)첩으로 남녀간의 성행위 장면을 대담하게 묘사한 작품들이다.

산이나 들판,방안,동백나무 위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떼를 지어 벌이는 정사 장면들이 화면을 사로잡는다.

해학적이면서 선정적인 포즈들에선 우리의 전통적인 성 표현의 일면이 드러난다.

하지만 작품 내용이 겉으로 보기엔 에로티시즘이 주류를 이루지만 그 이면에는 작가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중도(中道)의 세계가 담겨 있다.

작가는 중도의 의미를 "선과 악,사랑과 증오 등 온갖 갈등에서 벗어나 평상심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고 물고기와 말 동식물이 사람과 한 화면속에 어울려 뛰어놀고 있다.

표현기법도 종전의 원색적인 기법에서 벗어나 훨씬 부드러워졌다.

화면을 벽화처럼 희뿌연 분위기로 채색하고 표면을 긁어 제주의 정취와 풍광을 담아내고 있다.

15일까지.

(02)724-632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