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는 올들어 상대적으로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부터 미국및 세계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한국증시는 작년말에 비해 그래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면서 버티기에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493.69로 마감됐다.

종합주가지수 500이 무너진 것은 종가기준으로 2년 1개월만이다.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20선이 붕괴되자 500선도 삽시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작년말(504.62)에 비해서도 2.1% 하락했다.

올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1월22일(627.45)에 비해서는 21.3%나 폭락했다.

이날 현재 거래소시장의 시가총액은 1백80조8천5백80억원으로 역시 작년말(1백86조2백60억원)보다 줄어들었다.

문제의 심각성은 국내증시의 버팀목이 없다는데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80대로 내려앉은 지난 98년에는 외환위기라는 한국만의 특수성에 기인했다.

따라서 회복도 빨랐다.

반면 지금은 다르다.

한국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및 일본경기 둔화라는 "외풍(외풍)"이 거세다.

아무리 국내여건이 호전되더라도 미국및 일본경기와 증시가 살아나지 않는한 국내증시가 상승추세로 돌아서기는 무리다.

실제 미국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만 1천7백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올들어 최대 순매도 규모다.

외국인이 이틀연속(3일 1천50억원 순매도) 1천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도 올들어 처음이다.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을 받아줄 매수주체도 없다.

정부가 연기금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할 것이라는게 증시의 반응이다.

환율 금리 경기등 국내외 거시경제지표가 좋지 않은데다 수급마저 깨져 버린 상황이라 국내주가가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미국 나스닥주가가 고점대비 67%하락한 상황이라 어느 정도 바닥권에 다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제외하면 기관과 개인들은 의외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장득수 신영증권 리서치부장은 "당분간 480을 지지선으로 바닥다지기를 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