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철강재 수입을 줄일 가능성이 커져 국내 철강업계 수출전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철강 수입제품에 통상법 201조(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자유무역 옹호자로 알려진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델마 애스키 전위원의 재임명을 철회,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이 201조를 발동할 경우 지난 97년 이전 3년간 수출물량을 기준으로 수입쿼터를 채택할 가능성이 커 올해 철강재 미국 수출물량은 지난해보다 1백만t(42%)이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계적으로 소화하지 못하고 남아도는 철강이 최대 1천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 업계의 수출환경은 한층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에 따라 일본 EU 등과 미국의 철강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21일 한·EU 민관철강협의를 가진 데 이어 오는 5월9일 한·일 민관철강회의를 할 예정이다.

미국의 철강수입제한 움직임은 지난 2일 미국 철강노조(USWA)와 미의회 철강의원연맹(Steel Caucus)이 철강 수입규제 및 미국 철강업계 지원을 골자로 하는 ''철강업 활성화 법안(Steel Revitalization Act)''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로버트 쥘릭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 7일 "201조 발동을 신중히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27일엔 "미국내 철강이슈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어서 관계자들에게 신속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201조 발동의 임박을 시사했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미국 철강업계의 로비에 굴복,자유무역 옹호자로 잘 알려진 애스키 전 미국 ITC위원의 재임명을 철회했다고 워싱턴 트레이드 데일리지가 30일 보도했다.

애스키 전위원은 수입철강제품의 미국내 철강산업 피해에 대해 부정적인 판정을 내렸던 유일한 인물이다.

유병창 포항제철 상무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쥘릭 대표가 지난 10일 미국 철강의원연맹 경제분과위원회에서 올해 11월까지 미국 철강업체 중 70%가 파산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혀 201조가 발동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규제 방법으로는 수입량 쿼터조절,추가 관세부과 등이 유력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