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성욕이 멸종 재촉한다?''

중국 남동부 첸두지방에서 판다의 번식에 관한 연구를 하는 리 구한 박사팀에 따르면 까다로운 성욕이 판다의 멸종위기를 재촉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 판다의 수정기간은 3월 말에서 5월 말로 불과 2개월.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기간은 수컷의 발정기간이 아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수컷의 성욕을 자극하기 위해 플라스틱 공,쿠션 등의 장난감은 물론 다른 판다의 교미장면을 녹화한 비디오까지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고 한다.

중국 연구팀은 과거 1990년대에는 판다의 성욕을 자극하기 위해 한의사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처럼 까다로운 수컷의 성욕 때문에 판다의 숫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암컷의 ''외통수''모성애도 판다의 멸종위기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마리의 새끼를 낳을 경우 어미 판다는 한 마리에게만 젖을 주며 돌본다.

생후 10일 동안은 반드시 어미의 젖을 먹어야 하는 또 다른 새끼 판다는 굶어죽거나 무게가 1t이 넘는 어미에게 깔려 죽는 끔찍한 운명을 맞는다.

암컷 판다 가운데 절반 가량이 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 박사는 "야생지역의 도시화로 인한 환경파괴뿐 아니라 이러한 복합적 이유 때문에 중국의 마스코트 판다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