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증권투자가라는 워런 버핏(71)이 지난해에도 첨단기술주 대신 굴뚝주를 고집한 결과 전년의 두배가 넘는 이익을 냈다는 소식이다.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더웨이의 2000년 순익이 1999년보다 1백14% 증가하고 주가도 74%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기술주 붐이 한창이던 99년 "인터넷이 사회적으론 대단한 현상임에 틀림없지만 기업에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전통주에만 투자,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한해만에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입증한 셈이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은 과대평가된 주식에 대한 투기가 아니라 튼튼한 우량주에 대한 투자를 좋아한다는 지론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버핏은 11살 때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을 적으며 배운 실력을 바탕삼아 56년 1백달러로 투자를 시작, 13년 뒤 자산을 2천5백만달러로 불렸다.

92년 개인재산이 83억달러로 미국 최대부자 가운데 한사람이 됐고, 93년 가을 ''포브스''가 발표한 부자명단에서 유일하게 증권투자로 돈을 번 인물로 기록됐다.

버핏의 투자 비결은 간단하다.

철저하게 기업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모르는 곳엔 절대 투자하지 않으며, 단기매매를 하지 않고,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사람 됨됨이와 자질을 중시한다는 것 등이다.

버핏과 함께 월가의 전설적 인물로 불리는 피터 린치가 내세웠던 원칙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90년 마젤란펀드를 떠날 때까지 13년동안 겨우 두번의 휴가를 갔을 만큼 모든 시간을 기업 분석에 썼던 린치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기업가치를 연구하지 않는 건 포커를 하면서 카드를 보지 않는 것과 같다''는 이론을 폈다.

버핏과 린치의 공통점은 단기적인 시장흐름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신껏 정석대로 투자했다는 점이다.

비밀정보 따위에 매달리지 않고 성장기업에 투자하는 상식과 단기차익에 연연해 샀다 팔았다 하지 않는 인내로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을 부자로 만든 것이다.

기업내용이나 경영자에 대한 기초지식도 없이 묻지마투자를 하는 이들에게 버핏의 굴뚝주 철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