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급등세로 출발했던 환율이 1,290원 고지를 뚫기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으나 이 선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1,290원을 둘러싼 공방전이 예상되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개장직후 1290원까지 다다른 후 오름폭을 줄이면서 1,288원대에서 멈칫거리고 있다. 오전 10시 52분 현재 전날보다 10.20원 높은 1,288원을 가리키고 있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상승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외환당국 입장과 1,290원을 넘으려는 세력간에 미묘한 긴장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환율 급등을 유발하고 있는 달러/엔은 120.80∼90엔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전날 뉴욕장에서 20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1.25엔까지 상승키도 했다.

전날 환율급등에 복병으로 등장했던 하나로종금의 달러선물 매도포지션 환매수는 이날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환율이 전날보다 너무 높게 형성된 결과다.

네고물량은 다소 나오고 있으나 환율상승에 걸림돌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역외세력은 시장을 전날 NDF환율이 1,290원에 도달한 바 있어 현재 지켜보고 있다.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다소 분주하다. 개장가를 낮추기 위해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매도 개입외에 전날 종가대비 10원가량 높게 형성된 환율로 인해 공기업 등을 통한 달러매수를 늦추고 매도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오늘은 1,290원을 막으려는 세력과 이선을 넘으려는 세력간의 싸움이 될 것 같다"면서 "달러/엔이 121엔을 넘어서면 환율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환율움직임을 따라 가길 원하는 당국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 다른 딜러는 "1,290원에 부담감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달러/엔이 밀리면 1,284원까지 장중 조정이 가능하나 반대로 달러/엔이 크게 악화되면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는 지난 13일 외국인주식매도대금 1,596억원이 1억달러 이상의 역송금 수요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도 이날 크게 악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10시52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62억원, 16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