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개항(29일)을 바로 코앞에 두고도 공항내 첨단시설의 운영차질과 주변여건의 미비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은 신공항사업의 무계획성을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시켜 준다.

8년여의 공사기간도 모자라 이미 개항시기를 한차례 연기하면서까지 마무리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최근 시험운영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기능상의 장애 외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아 ''개항후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주차장 등 필수시설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데다 공항버스의 요금책정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간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러다가 동북아의 허브공항을 지향한다면서 개항 첫날부터 심각한 차질이 빚어져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수많은 장단기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중에서도 이용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을 주는 것은 교통문제다.

현재 이 공항 접근 교통수단은 서울 서부지역과 연결된 고속도로 뿐이다.

다른 접근로가 없으니 교통사고나 폭설 폭우 안개 등의 사태가 벌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놓치게 된다.

최첨단 기능을 갖춘 세계 최대규모의 공항을 지어놓고 접근수단이 취약해 인천공항이 경쟁력을 잃는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은 공항버스 이용료와 공항고속도로 통행료를 둘러싼 시비 역시 공항접근로가 하나 뿐인데서 오는 필연적인 진통이다.

접근로가 다양하다면 이용자는 생각하지도 않고 어떻게 통행료를 다른 고속도로보다 2~3배 높게 책정할 수 있겠는가.

공항접근로는 정시성(定時性)이 생명이므로 개항전에 철도를 완성해야 했다.

인천공항과 경쟁할 일본 간사이공항 및 홍콩 첵랍콕공항 등은 개항과 함께 도로 철도 페리 등의 교통수단을 동시 개통했다.

우리의 경우 공항철도는 이제 겨우 컨소시엄 지분 구성을 마친 상태이다.

뒤늦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공항고속도로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수단을 보다 많이 이용토록 요금책정 등에서 유인책을 펴는 한편 공항철도건설과 전용여객선 운항계획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허브공항이란 규모만 크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접근이 편리하고 이용료가 저렴하며 시설물이 안전하지 못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보름 남짓한 기간동안 철저한 예행연습을 통해 개항준비를 완벽하게 마무리지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