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삼성동의 벤처기업 직원인 장인선(28·여)씨는 2일 저녁 퇴근하는 길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찾았다.

장씨는 이날부터 3개월간 계속되는 ''테디베어 만들기'' 저녁반을 듣고 있다.

이 강좌의 정원은 50명으로 수강생의 대부분은 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여직원들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문화센터에서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요즘 직장인 중에는 장씨처럼 백화점의 문화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현대 롯데 신세계 갤러리아 등 대형 백화점들은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직장인이 많아지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저녁반과 주말반을 만들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백화점의 문화센터가 주부 중심에서 직장인 대상으로 바뀐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봄학기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20여종의 강좌를 만들었다.

테디베어만들기 생활도예 플룻연주 재즈댄스 등 취미생활을 돕는 강좌가 많다.

삼성동 무역센터점의 경우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커리어우먼의 베스트 강좌'' ''커리어우먼의 헤어연출'' ''성공화법 & 파워스피치'' 등도 열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문화센터에도 직장인이 몰려 대부분 지난달 중순 정원을 채웠다.

봄 학기에 가장 인기를 모은 강좌는 핸드 경락 마사지,직장인 요가,꽃꽂이 등이다.

백화점 문화센터는 지방에서 더 큰 인기다.

갤러리아백화점 대전점과 수원점의 경우 ''재저싸이즈''''유행춤 따라잡기''''누드 크로키''''재즈댄스'' 등을 강의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문화시설이 부족해 강좌 접수를 받기 시작한 지난달 초 이미 정원을 넘어섰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분당의 삼성플라자의 경우 4백20개 봄 강좌에 무려 8천여명의 수강생이 등록했다.

최근 기업들이 많이 옮겨 오면서 영어 일어 등 어학 강좌가 특히 인기다.

문화센터의 문성균 과장은 "봄학기에는 마감이 끝난 뒤에도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