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국토가 좁고 육지의 60% 이상이 산지로 이루어져 가용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 계속되는 도로·주택·산업용지의 확장으로 2000년도만 해도 1만여㏊의 농경지가 잠식되고 식량 자급률은 30% 이하에 머물고 있다.

또 전 국토에 이렇다할 ''물그릇''이 없어 풍부한 강우에도 불구, 우리나라는 유엔이 분류하는 ''물부족 국가''에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식량과 물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하려고 시도된 국가 과제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사업''이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착공되어 2000년까지 총사업비 1조7천3백37억원중 1조1천3백85억원이 투입됐다.

방조제 33㎞중 19.1㎞를 축조, 총 공정의 66%가 진척된 상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연간 14만?의 쌀을 생산할 수 있는 2만8천3백㏊의 농지와 10억t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1만1천8백㏊의 담수호가 조성된다.

식량과 수자원 확보 외에 상습침수지역 해소, 육상운송개선, 그리고 관광단지조성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최근 특별한 환경 대안없이 시도된 시화담수호의 수질악화가 여론화되면서, 일부 환경단체에서 새만금사업의 전면 중단과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호로 유입될 만경.동진강 유입수의 경우 94년 당시 측정한 시화호보다 평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배 정도 좋으며 1년에 다섯번 정도 호수물을 갈아줄 수 있어 한번밖에 물을 갈아줄 수 없는 시화호와는 사정이 다르다.

또 유역내가 도시화 산업화되어 있는 시화호의 경우 주로 농어촌지역인 새만금호보다 6배이상의 오.폐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새만금호의 경우 현재 하루 총 오.폐수 발생량의 77%가 처리되고 있는데 앞으로 1백% 처리시설을 갖춘다고 볼 때 별도의 수질문제는 대두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런데도 사업을 중단한다면 광활한 농지와 수자원을 포기해야 하고 배후농경지의 상습 침수피해가 계속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방조제 축조에 투입해온 예산 낭비는 물론 축조 재료인 돌과 시멘트, 그리고 흙이 인근 해역으로 흩어져 어장 황폐화 등 환경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와함께 이미 집행된 어업보상비 4천3백여억원 회수문제와 지역주민및 지자체 시민.농민단체 등이 사업추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정서는 더욱 불안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개발사업 중단으로 인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골프장을 개발하다 버려둔 산자락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부지조성이 중단된 곳에서 토사가 유실되어 상수원을 오염시키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되어 왔다.

20세기 인류가 경험한 ''3대 환경재난''이라 불리는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 사건도 개발하다 버려진 광산이 원인이었으며, 80년대 미국 전역을 환경재난의 공포로 몰고 갔던 러브커넬 사건도 건설도중에 포기한 1.6㎞의 운하를 그대로 방치해 발생한 것이다.

인류는 수많은 환경지식을 축적했으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썩어가는 폐수에서 맑은 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에서부터,컴퓨터를 이용해 환경변화를 예측하는 기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첨단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어 현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새만금을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데 매우 유용한 기술들이며, 잘 활용하면 유역의 오염원을 관리하고 호수내 퇴적물과 수질을 정화해 항상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종류의 환경사건을 경험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또 이를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이 새만금사업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안없는 포기 논쟁''은 이제 그만하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후세에 길이 남을 환경사업으로 완성해야 한다.

ssp@m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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