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화장품 업계의 광고 경쟁도 막이 올랐다.

올해 화장품 TV-CF의 테마는 핑크빛.

분홍색의 화사한 영상이 봄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각 업체들의 치열한 광고전이 도사리고 있다.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 애경산업 등 주요 메이커들은 모델 교체는 물론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동원하는 등 공격적인 광고전략으로 새 봄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태평양은 이나영을 내세운 라네즈 "스프링 워터"의 TV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봄날 햇볕이 따사로운 작업실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이나영의 붓놀림을 통해 새 립스틱 제품을 강조하고 있다.

또 배경 음악으로 쓰인 "리얼 그룹(The Real Group)"의 "바라비(Baravi)"도 봄 분위기를 돋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CF 제작에는 카메론 디아즈,클라우디아 쉬퍼,맥 라이언,산드라 블록 등 세계적 스타들의 분장을 맡아온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캇 앤드류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제작을 맡은 BBDO동방은 컴퓨터 그래픽 기법을 대거 동원하며 2개월 이상의 제작기간을 투입했다.

LG생활건강은 대표모델 김남주를 내세운 라끄베르 "러블리 로즈"의 TV-CF를 내보내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지중해식 별장에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빨간 우체통을 열어보는 김남주.

뜻밖의 선물에 놀란 그녀는 핑크빛 하트 모양의 상자를 열어보는 순간 기뻐 어쩔줄을 몰라한다.

상자 속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미를 닮은 라끄베르 러블리 로즈 립스틱이 가득 차 있는 것.

제작사인 LG애드의 한 디자이너가 장미꽃이 가득한 핑크빛 상자를 배달받은 데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는 후문.

코리아나는 김민희의 깜찍한 이미지를 잘 살린 엔시아 립스틱 "슈가 베이비"의 새 광고를 런칭했다.

핑크빛 바탕의 화면에 파란색 컨버터블카,경쾌한 탭 댄스,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브라이언 페리의 음악 등이 어우러져 감각적인 영상을 이뤄내고 있다.

애경산업은 새 전속모델 황신혜를 내세워 30대를 타깃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 "셀퓨어"의 판촉에 나섰다.

광고 컨셉트도 "늘어진 피부를 탱탱하게 되돌리자"는 것.

피부를 의미하는 오선지가 늘어지면서 음악도 함께 늘어진다.

황신혜의 표정도 따라서 어두워진다.

그러나 셀퓨어의 도움을 받은 오선지는 다시 탱탱해지고 음악도 활기차게 바뀐다.

황신혜의 1년 계약 모델료는 1억6천만원.

CF제작은 애드벤처 월드와이드가 맡았다.

남성화장품 CF로는 나드리화장품의 "딘클라우"가 돋보인다.

최근 남성 CF모델중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원빈과 파란뱀을 통해 강인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대형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엘리트 비즈니스맨 원빈.

자신만의 공간으로 돌아와 쇼파에 누워 휴식을 청하면 그의 파란색 넥타이가 파란색 뱀으로 변한 뒤 파란 용기의 화장품을 감고 지나간다는게 스토리 라인.

파란색으로 통일된 넥타이 뱀 제품 용기에서 통일성과 함께 신선감을 느낄 수 있다.

30년 경력의 땅꾼 지도 아래 실제 뱀이 동원됐으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뱀의 입을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채 촬영했다고.

염모제의 광고 경쟁도 흥미롭다.

태평양의 "미쟝센"은 변정수,변은정 두 자매 모델의 불꽃튀는 춤 경쟁이 볼거리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 맞춰 두 자매의 춤 동작을 홀로그램 형식으로 편집해 염모제의 다채로운 색상을 강조하고 있다.

애경의 "리앙뜨 과일에센스 칼라"는 박지윤,유지태의 섹시 연기로 맞서고 있다.

여자 스파이 박지윤과 그를 쫓는 첩보원 유지태.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추격전을 벌이던중 박지윤이 리앙뜨 염모제를 통해 변신에 성공,유지태를 유유히 따돌린다는 내용.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