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부 < 서울시의회 의장 Lyb@Lybcv21.co.kr >

언제부터인가 덕수궁 정문과 서울시의회 앞이 단골 시위장소가 됐다.

이곳을 시위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서울시청이 가까워 의사전달이 잘될 거라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는 시위,농악·춤사위를 곁들여 시선을 끄는 시위,침묵 시위 등 시위 양태도 가지가지다.

최근에는 한 사람이 나서서 벌이는 1인 시위까지 등장했다.

시위하는 모습을 본 시민들의 시각도 다양하다.

''오죽하면 이곳까지 와서 시위를 할까''하는 동정파가 있는가 하면,왜 절대 다수의 시민이 활용해야 할 공공장소를 시끄럽게 만드느냐는 비난의 소리도 있다.

시위는 그들이 바라는 이익이나 공익에 대한 침해를 거부하기 위한 몸짓임에 분명하다.

시위에 나서는 사람들이 시위라는 방법을 선택하기까지는 나름대로 상당한 고충을 겪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왜 시위를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이 안돼 마지막 수단으로 시위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한다.

국가공무원이든,지방공무원이든 시위를 해야 시위자의 민원을 생각해 보고 처리해 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공무원들의 말을 들으면 나름대로 변명의 여지는 있다.

관계 규정과 법을 어기면서까지 공무를 집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각종 규정과 법률이 급속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방자치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필자는 이런 저런 시위광경을 목격할 때마다 협상문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

이해와 충돌,갈등을 대화로 푸는 협상 행정을 제도화했으면 한다.

시민들도 시위보다는 협상창구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가 생긴다면 반길 것이다.

아울러 올 봄에는 ''춘투(春鬪)''라는 용어도 ''춘협(春協)''이라는 말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