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배 < 한화그룹 부회장 >

성재갑 부회장은 나와 진주고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우리 두 사람은 각기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출발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40년 세월을 친구로 지내고 있다.

업무에 관해서는 선의의 경쟁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막히는 문제가 생기면 서로 전화를 할 수 있는 가까운 사이다.

성 부회장은 한국 화학산업의 발전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그는 63년 LG화학의 전신인 락희화학에 입사한 이후 40년 가까이 화학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면서 한국의 화학전문가로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초기 한국의 산업화 시절에 한국 화학산업의 근간을 잡았고 화학산업과 타 산업을 연관시키는 폭넓은 지식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성 부회장은 LG의 사업구조를 생명공학, 신소재 등 미래형 산업구조로 개편하고 석유화학공업협회장으로서 특유의 친화력과 인간관계로 협회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성품이 강직하고 성실해 모든 일에 철저하게 정열을 쏟았고 추진력이 대단했다.

업무에 있어서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최선을 다했고 교우관계가 돈독해 친구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었다.

직장 생활에 있어서는 공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등 직장인으로서 대성할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성격이 강직해서 목표 방향이 서면 옆에서 잡아당기는 일이 있더라도 밀어 붙인다.

일을 위해서는 상당히 강하지만 사람을 사귀는 데는 폭이 넓다.

그는 능력 위주로 광범위하게 사람을 쓴다.

지연이나 혈연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가 PVC 사업을 맡았을 때 생산용량을 키웠지만 수요가 부족해 힘들어 했던 것을 지켜본 일이 있다.

과잉생산분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끈기를 보여주었다.

내가 본 성 부회장은 최고경영자로서의 덕목을 고루 갖춘 경영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