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레즈"가 다시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상업용 프로그램인 "나모 웹에디터 4.0"을 자신의 와레즈 사이트에 올려놓은 네티즌에게 최근 벌금 5백만원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와레즈 운영자에 대한 유죄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도 대대적인 와레즈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와레즈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잇따라 "지하"로 숨어들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확보해 놓은 회원들의 e메일로 접촉을 시도하거나 특정시간대에만 사이트를 열어놓고 프로그램을 내려받도록 하고 있다.

와레즈란 프로그램의 복사 방지장치나 등록장치등을 해제하거나 공유프로그램의 시간제한을 풀어 누구나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소프트웨어.지난 80년대부터 통신을 이용한 파일교환이 가능해지면서 정품을 공짜로 얻으려는 이용자와 해커들의 과시욕구가 맞물려 와레즈가 탄생했다.

프로그램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해킹과 다르나 저작권 자체를 무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카피레프트 운동(무료 소프트웨어 보급운동)과도 맥을 달리 한다.

와레즈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최근 강화되면서 야후 엠파스 등 검색사이트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던 와레즈 사이트중 상당수가 이미 폐쇄된 상태다.

일부는 이미 "그들만의 리그"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거듭된 단속과 폐쇄,이들의 쫓고 쫓기는 싸움은 와레즈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최근에는 "와레즈 정신"을 주창하는 "와레즈 보호모임"도 생겼다.

한 고등학생이 운영하는 잇바이닷컴(www.itbye.com)이 바로 그곳.첫화면부터 "와레즈를 탄압할 시기가 아닙니다"란 문구를 띄워놓아 네티즌들의 와레즈 옹호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사이트는 와레즈 보호의 이유로 <>한국의 소프트웨어는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 <>일반 정품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 <>와레즈가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이들 찬성론자의 주장은 "적극적인" 네티즌 대부분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공짜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검색사이트마다 "와레즈"의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를 잘 입증해준다.

하지만 업계와 정부쪽의 시각은 이와 정반대다.

와레즈는 나눔의 문화를 실천한다기보다 불법 소프트웨어를 유통시키는 온상지일 뿐이란 것이다.

수십명의 직원이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이 와레즈 사이트를 통해 유통돼 회사가 부도위기로 몰리기도 한다.

국내 와레즈 사이트 가운데 적지 않은 곳이 광고유치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점도 와레즈에 대해 불신을 심어준다.

광고를 클릭해야 접속이 가능하거나 자료를 받을 때마다 광고를 눌러야 하는 곳도 있다.

또 상당수가 불법 음란물 유통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가 확보하고 있는 수백만개의 e메일주소를 통해 음란물을 판매하거나 광고대행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와레즈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긍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이 적지않은 만큼 적절한 제재는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