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사상 최대의 대형프로젝트를 따냈다는 사실도 기쁘지만 민.관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일궈낸 개가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 시스템 1차사업을 따낸 현대정보기술의 석민수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 바람직한 해외진출 모델을 제시했고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석 대표는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이 베네수엘라 관계자에게 편지를 썼고 현지 대사관에서도 적극 지원했다"며 사업수주에 도움을 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전자주민증 사업으로 그 규모만도 5억9천만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은 물론 스페인 브라질 등 남미관련 국가 등 15개국의 컨소시엄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현대정보기술과 데이콤ST 그리고 IC카드 전문업체인 AIT 등으로 구성된 현대컴소시엄은 기술평가에서 1위를 받아 최종 사업권을 따냈다.

석 대표는 "현대정보기술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출발하면 해외시장의 문은 의외로 넓다"고 강조했다.

대형 해외 프로젝트였던 베트남과 파키스탄 중앙은행의 전산화시스템을 현대정보기술이 수주한 것도 금융 SI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이번 프로젝트 역시 이집트와 국내 경찰청에 구축했던 지문인식 솔루션이 높게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석 대표는 이번 사업수주를 계기로 남미와 동남아의 유사프로젝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둬 올해 해외매출 1천8백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20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석 대표는 미국에서 전산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정통 엔지니어출신.

미국 록웰 인터내셔널사의 리서치연구원을 지냈으며 KAIST 및 미국 시라큐스대학 전산학과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LG종합기술원에서 SW분야를, 현대전자에서는 통신분야를 연구해 왔다.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에도 기술관련 분야를 책임지는 CTO를 겸하고 있다.

석 대표는 지난 12월 취임과 함께 기술부문을 컨설팅 솔루션센터 기술센터 정보기술연구 등으로 세분화해 e비즈니스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석 대표는 최근 고부가가치 기술인 m커머스 관련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석 대표는 현대정보기술의 해외매각과 관련, "매각을 서둘러 헐값에 팔아넘기는 일이 없도록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신중을 기하겠다"며 "대상업체는 사업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외국의 유명 IT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