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벤처투자는 한국과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

첫째는 일찌감치 기업금융이 융자방식에서 투자로 바뀌었다.

기업을 하다 실패해도 오너가 부채상환을 책임져야 하는 우리의 기업풍토와 달리 투자자만 손해보면 된다.

그래서 "실패에 관대한 문화"가 성숙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사람들이 첫 사업에 실패해도 다른 아이디어로 다시 사업을 일으킬 수 있는 역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벤처캐피털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 개념의 투자를 한다.

한번 투자하고 과실만 따 멱으려는 우리와 달리 투자하고 나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동원하고 경영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위해 투자를 하면 반드시 투자기업의 이사 자리를 요구해 실질적 경영지원과 경영감시를 하고 있다.

사실상 동업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엔젤투자도 양상이 다르다.

우리는 상장주식시장에 투자하듯이 주부들까지 투자하지만 미국은 성공한 경영자중 재력있는 사람이 엔젤투자를 한다.

기술과 경영을 알아야 투자기업에 지원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제를 통해 일반인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술과 기업경영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투자자보호가 안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털은 펀드매니저라는 점이다.

남으로부터 투자받은 펀드를 운영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펀드매니저와 같지만 투자대상이 벤처기업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리처럼 자본금으로 투자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들의 실적이 공개되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이런 펀드에 투자해 간접적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