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창업 욕구가 더 강한데도 불구하고 창업에 따른 금융 지원 등은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여성경제인협회가 전국 2천개 여성기업(종업원 5인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 가운데 16.4%만이 창업시 금융기관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창업관련 자문기관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 기업인들이 창업에 필요한 외부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여경협은 분석했다.

특히 조사 대상 여성기업인중 61.6%는 직장경험이나 능력발휘 등 자아실현을 위해 창업일선에 나섰다고 응답했다.

배우자 실직 등 순수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에 창업했다는 여성기업인은 38.4%에 그쳤다.

직장남성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평생직장 개념을 지닌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를 보인 셈이다.

여경협 조사 결과 이들 여성기업인의 23.8%는 직장 경험 및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창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능력을 발휘하기 위해(20.3%)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17.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성의 뜨거운 창업 욕구는 이들의 창업 연령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성기업인의 창업 당시 평균연령은 만 37.5세로 육아 등 가정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후로 분석되고 있다.

결혼 및 가정생활 때문에 잠시 미뤄 뒀던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경협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아동용 침구 전문업체인 쉘리디코 홍은옥 사장은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외국인 회사에서 일하다 자신의 성과물을 만들어 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업용 진공청소기 생산업체인 리닉스 이승주 사장은 "미대 출신이란 전공을 살려보고 싶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게 사업동기"라고 밝혔다.

연령대별 창업시기를 조사한 결과 30대가 전체의 47.0%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29.4%에 달한 반면 30세 미만은 15.6%에 그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