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

생체인증은 패턴인식 기술을 근간으로 특징을 추출하고 이를 저장된 특징과 비교해 본인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한데 생체 특징이 사용할 때마다 매번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실제 적용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다.

예컨대 지문의 경우 온도와 습도의 차이 외에도 획득된 지문의 크기,위치,누름의 세기 등에 따라 같은 손가락으로부터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지문이 생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생체인식이 실제 응용되기 위해서는 패턴인식 외에도 화상처리 신호처리 인공지능 확률통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최근엔 이러한 하나의 생체 정보만을 이용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생체 정보를 활용한 다중 생체인식(Multi-Modal)기술 외에도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 유지의 어려움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카드와의 통합 기술,인증서를 기반으로 한 보안메커니즘인 PKI(Public Key Infrastructure:공개키 기반구조)와의 연동 기술에 대한 연구가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생체인식 기술수준은 10년여 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돼 구현 기술은 확보되어 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원천기술 확보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지난 30년간 생체인식에 관한 수백개의 원천기술이 외국 회사들에 의해 국제 특허로 이미 등록돼 있다.

그러나 한국이 보유한 국제특허 수는 전체의 10%에도 못미친다.

그나마 대부분 생체 인식을 이용한 응용 특허에 국한돼 매출이 늘어나면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 업체들이 많은 로열티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익성을 높이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를 능가하는 새로운 독자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산업체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하나으로 생체인식 관련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금년부터는 정부출연연구소 주도의 원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생체인식 기술은 패턴인식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전공한 여러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또 작년부터 국내에 다양한 생체인식 제품이 발표되고 있으나 다른 기종간 호환 등 표준화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성능과 신뢰성을 시험해주는 공신력있는 제3자 시험 서비스도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기술 표준 시험.평가 등 3개의 분과로 구성된 생체인식협의회가 금년 2월 창립돼 국내 생체식 기술에 대한 산.학.연 공동 연구와 기술 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선진국과의 원천기술에 관한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기술개발 중장기 계획의 수립과 실천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와 생체인식협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국내 지문인식 분야의 관련 기업들이 구현 기술을 확보해 해외로 수출하기까지는 경찰청의 지문 데이터베이스와 지문감식시스템 구축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따라서 생체정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서 다양한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한 원천 기술 개발을 산.학.연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필자 약력=<>한양대 전자통신공학 전공 <>한양대 컴퓨터공학 석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컴퓨터공학 박사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정보보호응용연구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