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자금관리만 잘 한다고 CFO(최고재무책임자)의 몫을 다하는 것은 아니죠.회사 전체의 전략에 맞춰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내고 이를 적극 실천해야 합니다"

가상교육 솔루션 전문업체인 메디오피아테크날리지(대표 장일홍)의 김승렬(44)상무는 CFO의 역할이 "돈 관리"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회계 재무 투자유치 등 기본 업무을 넘어 인사제도 사업포트폴리오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관심영역을 넓혀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올해 초 메디오피아테크날리지에 합류한 김 상무는 이같은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일은 올 하반기 코스닥에 등록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코스닥 등록은 일반 투자자들을 주주로 모시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재무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회사가 거둔 이익을 임직원들이 골고루 나눠갖기 위한 "성과상여제"를 준비하는 일도 김 상무를 바쁘게 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시작할 연봉제를 위해 올 상반기엔 기본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 상무는 사업부별 구분 회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각 사업부에 대한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외환시장이 최근들어 급변하는 등 외부여건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그의 주된 업무중 하나다.

특히 외국업체와의 거래가 많다는 점에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고 김 상무는 밝혔다.

김 상무가 이같은 1인 다역할을 별 무리없이 수행하는데는 지난16년동안 LG상사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경험이 큰 도움 됐다.

그는 LG상사에서 자금업무를 비롯해 해외법인 관리,감사,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익혔다.

"벤처산업이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김 상무는 "대기업에서 배운 노하우를 벤처기업에 나눠주고 싶어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도전과 성취감을 맛보려는 욕심도 전직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CFO도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CFO의 주요 고객은 투자자,이사회 및 경영진,그리고 종업원"이라며 "이들 고객이 원하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사업에 따른 다양한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는 동시에 투명하고 정확한 경영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오피아테크날리지가 가진 비전을 고객들과 공유하고 벤처정신에 맞는 사업전략과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게 앞장서겠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