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25)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빛을 발휘하고 있다.

KBS 2TV의 월화 미니시리즈 ''귀여운 여인''과 MBC 주말드라마 ''엄마야 누나야''를 오가며 그는 한없이 착한 캔디 이미지와 억척 호스티스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있다.

''귀여운 여인''은 박선영이 단독 주인공을 맡은 첫 작품이기도 해 각오가 남다르다.

"주말과 주초 내리 시청자를 찾는 탓에 겹치기 출연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제 배역으로 평가해주셨으면 해요"

편안함과 백치미가 함께 묻어나는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두 드라마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엄마야 누나야''에서 박선영은 공수철(안재욱)을 일편단심으로 뒷바라지하며 사랑하는 호스티스 행자 역.

백수건달인 공수철을 타박하고 때로는 한없이 매달리는 천연덕스런 연기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귀여운 여인''에서는 온갖 역경을 딛고 가방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한수리 역이다.

"억척스럽기까지 한 행자와 달리 수리는 멕 라이언처럼 귀엽고도 순진한 여성이에요.

푼수처럼 보일 정도로 순진해 오히려 끌리는 캐릭터죠"

박선영의 상대역은 세살 아래인 안재모.

촬영장에서 누나로 불리는 박선영은 ''어린'' 안재모가 부담스러웠던지 앞머리가발을 붙이고 화장톤까지 낮춰가며 나이를 맞추느라 애를 먹었단다.

한수리는 최근 트렌디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등장했던 신데렐라 캐릭터다.

주변의 온갖 음해와 방해를 받지만 키다리 아저씨같은 남자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결국 역경을 딛고 성공한다는 줄거리는 이전에도 숱하게 보아온 구도다.

"대본을 받아보고나서 기존 드라마와 닮았다는 생각보다는 한수리 역이 정말 맘에 들었어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도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한수리같은 사람이 많아야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지난 97년 KBS 슈퍼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일일연속극 ''정때문에'' ''진실'' 등에 출연했다.

젊은 연기자들이 기피하는 악역이나 주연을 보조하는 상대역도 마다하지 않아 일찌감치 ''연기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 스스로 꼽는 장점은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주어진 배역을 빨리 흡수한다는 얘기를 감독님들께 많이 들어요"라며 쑥스러워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