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연 5%대에 안착한데다 정부의 강한 "햇볕정책"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시장을 뒤덥고 있던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되면서 자금경색 현상도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받던 BBB 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일부 재개되고 있다.
올들어 한화(3백억원) 제일모직(3백억원) 대한제당(90억원) 등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동면상태에 빠졌던 기업어음(CP)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초우량기업(A1)에 한정됐던 발행이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A3)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CP의 발행금리가 낮아지고 발행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은행들도 중소 벤처기업을 위주로 돈 줄을 풀고 있다.
조흥은행은 최근 중소 및 벤처기업에 지원하는 특별대출 자금 총액한도를 추가로 1조원 늘렸다.
서울은행도 2천억원의 자금을 배정,"윈-윈대출"이란 기업자금 대출에 나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고채가 5%대로 떨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회사채 투자나 기업대출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며 "대기업 대출은 대부분 동일인 여신한도에 묶여있고 중견 대기업들은 신용위험도가 너무 높아 우선 구조조정에 성공한 일부 중견대기업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돈이 돌게 된 배경에는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탄력적용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배정방식 변경 등 정부와 중앙은행의 강한 의지가 한몫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회사채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업체들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기업은 50개 안팎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