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때의 초발심으로 돌아가자"

소니의 21세기 경영화두다.

창조와 도전을 사시로 내걸고 20세기 세계변화의 물결에서 선봉장을 자임해왔던 일본의 대표기업 소니가 새 세기를 맞아 정한 모토는 다시 창업이념으로부터 시작하자는 것.

창업자 이부카 다이(1908-1997)의 창업이념은 "성실한 기술자의 기능을 한껏 발휘할수 있는 자유스럽고 유쾌한 이상공장 건설".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램이 들어있다.

이데이 노부유키 전임회장은 이 설립취지에 대해 "새 소니의 자세를 생각하기 위해 다시 이를 정독하면 패전을 경험한 선대들이 얼마만큼 평화를 열망하고 있는가가 머리에 남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안도 구니다케 현 회장은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소니 네트워크에 접속해 음악에 흠뻑 젖은 젊은이들,그 모습이 전세계에 걸쳐 구현되는 것이야말로 창업자가 추구하는 이상사회이다"

소니는 이 이상사회를 유지하기위해 흥미로운 제품을 계속 세상에 선보이는 것을 21세기 경영전략의 목표로 삼고 있다.

21세기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전자기기를 중점 개발,하드웨어의 가치를 높인 다음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자체가 수익의 중심이 돼서는 창업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소니는 그래서 21세기 전략으로 우선 하드웨어사업의 강화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4월1일 일본내 12개의 생산거점을 통합,일본최대의 생산전담회사인 ''소니-EMCS AV/IT''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생산만을 전담하는 회사로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

아울러 국내 생산거점끼리 경쟁을 강화시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두번째 전략은 전세계 1억명의 고객을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하는 것.

''소니세상''에서 모든 업무와 오락 활동을 다 해결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음악 영화 게임 등은 이미 하나의 네트워크으로 연결돼 있다.

남은 것은 금융과 쇼핑.

이 둘을 네트워크에 넣기 위해 NTT도코모 사쿠라은행 등과 함께 선지불형 전자머니를 서비스하는 회사를 1월에 설립하기로 했다.

소니가 47%를 출자,대주주가 된다.

전자머니 서비스는 PC접속 단말기에 이용자가 비접촉식 IC카드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접속가능한 사이버점포만도 3만개나 된다.

소니는 아울러 세계 굴지의 소프트웨어업체나 인터테인먼트사와 제휴,소니네트워크가 세계의 공통인프라가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국제증시에서 나돌고 있는 소니의 미국 애플컴퓨터 인수설도 이의 연장선이다.

''고객을 즐겁게 하지 못하면 소니가 아니다''

21세기의 소니는 ''아무리 세상이 빨리 변해도 인간의 즐거움은 변하지 않는다''는 창업철학 아래 소비자들이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끔 ''크리에이티비티(창조성)'' 개발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는 셈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