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6%로 조정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4주 앞둔 시점에서 소집된 임시회의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그 폭도 92년 이후 처음으로 한꺼번에 0.5%포인트를 인하했다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은 미국의 파격적인 금리인하 소식에 힘입어 세계증시는 큰 폭으로 동반 상승해 미국 나스닥은 사상 최대인 14.2%나 폭등했고 우리나라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미국 금리의 대폭 인하배경은 두말할 필요없이 지난해 3·4분기 부터 시작된 미국 경기하강이 조정국면을 넘어 침체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데 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5.2%의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경제는 3·4분기에는 2.2% 성장에 그쳤다.

4·4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더욱 성장세가 위축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미국의 경기가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지난해 12월 제조업활동지수는 91년 4월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경기침체 우려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미국 경기의 연착륙 유도를 위해 금리인상 시기선택에 고심해 오던 연준리로서도 경기하강 속도조절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미국 경제가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하강 속도조절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연준리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미국 경제가 경기조정을 넘어 급격한 침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우리 경제의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는데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미국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 금리인하는 최근 안정되고 있는 국제유가와 더불어 우리 경제를 짓눌러온 대외악재를 희석시키는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그러나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사상 유례없는 장기호황 끝에 성장둔화의 내리막 길로 접어든 미국경제가 곧바로 회복의 길로 돌아설리도 없거니와 이에 따른 세계경제의 동반하락 가능성도 여전해 당장 대외여건 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미국 금리인하로 촉발된 국내증시 강세현상이 지속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