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승현 사건이 A벤처캐피털에서 터질 거라던데 사실입니까"

"B기업 사장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 받는다던데 무엇 때문이랍니까"

''정현준 진승현 게이트''에 이어 일부 벤처기업인들의 모럴 해저드로 인한 불미스런 사건이 불거지면서 테헤란밸리에는 벤처기업과 관련된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같은 루머성 소문은 자금난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더구나 진원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소문들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해외로 도피하기 위해 누가 얼마를 빼돌렸다더라, 금감원에서 오래 전부터 벼르던 인물"이라는 등 ''카더라'' 통신이 테헤란밸리에 난무하고 있다.

한 경우엔 버젓이 공식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한 벤처기업 사장을 두고 이미 돈을 챙겨 출국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자신이 모시는 사장이 검찰과 금감원에 불려다닌다는 소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모 벤처기업의 임원은 "공식적인 해명자료라도 돌려야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했다.

그는 "멀쩡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왜 그렇게들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소문을 전해들은 주주들과 거래기업들로부터 걸려온 문의전화에 대해 설명할 때는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소문이란 원래 사람들의 입을 거치면서 부풀려지고 과장되게 마련이다.

흔히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놓고 안주거리 삼아 쉽게 내뱉는 말도 잘못되면 소문의 주인공에겐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하지만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악성 루머는 피해의 범위가 개인적인 차원에만 그치지 않는다는게 더 큰 문제다.

해당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은 물론 주주 채권자 거래기업 등이 함께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최근 테헤란밸리에 횡행하는 소문들 가운데 정말로 근거가 있는 것이 있다면 이는 관련 기관이 공식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내면 된다.

기술개발과 영업에 매달려야할 벤처기업인들이 이른바 ''벤처 괴담''에 시달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장경영 벤처중기부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