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

디지털시대에도 학연 혈연 지연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물론 우리에게는 망국의 병이었던 이기적 집단주의를 부추기는 말은 아니다.

네트워크가 경쟁력인 지식사회에서 신뢰가 중요한 자산이 되고 학연 혈연 지연은 원초적인 신뢰 기반이 된다.

이러한 신뢰 기반이 존재하는 사업 아이디어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물론 성공의 전제는 형성된 네트워크가 개방적인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출신들이 자연스럽게 뭉치고 이를 기반으로 타 대학, 타 지역 출신의 인재들을 합리적 조건으로 포용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연한 자랑거리가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마민족인 한민족은 세계 도처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중이다.

이는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를 맞아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경험을 모으고 여기에 타 민족, 타 지역으로부터의 역량을 더할 때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민족 네트워크는 신뢰의 기반이 되는 소중한 혈연이며 국제경쟁력의 원천으로 가꾸어야 할 대상이다.

벤처산업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밀집하면서 발전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수많은 인간관계의 네트워크들이 형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화교계 유태계 인도계의 혈연 네트워크는 국경을 넘나들며 각 지역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중심적 네트워크가 없으면 거기에 흡수되거나 보잘것없는 변방으로 남아야 되는 것이 네트워크 경제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민족 벤처네트워크가 세계 벤처산업의 중심축의 하나로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한민족을 하나로 묶으려는 기존의 비전, 조직 등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민족간 협력과 거래는 세계무대에서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일찍부터 여기에 뜻을 둔 조직들이 다수 있다.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벤처문화 형성에 힘쓸 필요가 있다.

둘째 소외된 지역들이 특성에 맞는 산업을 일으키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직 벤처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방이나 저개발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사회가 디지털경제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셋째 개방적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타 민족, 타 지역과의 협력이나 윈윈(Win-Win)게임 등을 통해 세계적 수준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으로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개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