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35시간 근무제를 원하는 사람은 벤처기업에 올 생각도 않는다. 일이 좋아 일하겠다는 사람을 정부가 왜 막는지 모르겠다"

프랑스 사이버경매업체인 앙도살의 에릭 사장(33). 프랑스정부의 주당 35시간 근무제가 시의에 맞지도 않고 기업경쟁력만 갉아먹는다며 한숨을 푹푹 내쉰다.

"벤처인들은 일을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고 있는데 35시간제는 벤처기업인들의 개인적 행복을 방해하는 법일뿐이다"

프랑스에서 주당 35시간 근로제가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임금삭감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재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초 35시간제 도입을 강행했다.

35시간제는 지난 1월1일자로 20인 이상을 고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시행되고 있다.

종업원 20인 미만 업체에는 2002년1월부터 적용된다.

이 법의 목적은 근로단축을 통해 실업자들에게 노동시장을 나줘주자는 것.

그러나 정보·통신업계는 이 제도로 구인난만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벤처붐으로 태어난 하이테크 신생업체들은 주당 35시간 근무제가 현실성이 결여된 유토피아적 발상이라며 반발이 대단하다.

벤처기업의 경우 구성원마다 각자 특정 기술과 능력을 갖고 있어 보충인력으로는 도저히 교대근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시간과의 싸움을 하는 벤처기업으로서는 법이 정한 노동시간대로 일을 하다간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으로 각종 멀티미디어 제품을 파는 바이상트랄의 피에르 사장도 35시간제 반대를 외치는 대표적 ''닷컴 가이(guy)''다.

종업원이 얼마 안돼 아직 주당 35시간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그는 "이 제도가 인건비에 큰 부담을 주면 노동시간 제한이 없는 이웃나라로 회사를 옮길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그동안 35시간제를 강행해온 오브리 노동장관이 얼마전에 내년 봄 총선에 나서기 위해 물러났다.

이에따라 벤처업계는 정부와의 재협상에 한껏 기대를 걸고 있다.

마침 정부내에서도 이 제도의 불합리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