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는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말까지 3조5천억원의 자금확보 방안을 마련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또 현대상선 및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으로부터 현대전자 지분 11%를 위임받아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 박종섭 사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현대전자 영동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부채(9월말 현재 8조7천8백50억원)의 73%인 6조3천5백억원 가량이 내년말까지 만기가 돌아와 이같은 자금확보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의 유동성 문제는 차입금 상환시점과 사업상 현금유입시점간 불일치(mis-match)에서 비롯된 만큼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위기 해결방안=이 회사가 연간 창출할 수 있는 영업현금흐름(EBITDA)은 4조∼5조원 내외다.

따라서 부채상환에 모자라는 자금은 원화 신디케이트론 1조원,회사채 발행 1조3천5백억원,해외 매출채권 유동화 4천9백70억원,보유유가증권 및 투자자산 매각 5천2백50억원,계열분리시 여신한도 확대분 1천4백70억원 등으로 마련키로 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디케이트론 성사여부다.

1조원 가량의 신디케이트론을 조달하면 시장에서 신뢰성을 회복해 자금흐름이 선순환구조로 돌아설 수 있다.

박 사장은 "1조원 중 5천억원 가량을 이미 확보했으며 추가로 몇개 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분리=정몽헌 회장은 경영권 및 의결권을 일절 행사하지 않고 지분 매각을 현대전자에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현대측은 살로먼스미스바니와 자문계약을 맺고 매각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능하면 전략적 파트너를 골라 지분을 팔고 현대전자는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끌고 간다는 게 회사측의 기본 방침이다.

박 사장은 "계열분리 이전에라도 상호와 로고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