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강남의 유명 백화점은 20,30대 젊은 여성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루이뷔통 핸드백에서부터 최고 3천만원에 이르는 불가리보석반지 등 수입명품을 망설이지 않고 산다.

부유층 단골이었던 명품관에도 전문직 여성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사회 초년병인 직장인도 거리낌없이 1백만∼2백만원짜리 명품을 할부로 구매하고 있다"는 게 갤러리아백화점 김정식(명품관 점장)이사의 설명이다.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신세대들의 소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40,50대가 경기부진에 맞춰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다.

소비시장의 주역이 젊은 세대들로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20,30대가 소비주역으로 등장했다=한국경제신문이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 천호 신촌 부산 울산 광주등 전국 11개점의 백화점카드 회원을 분석한 결과 30대의 매출이 지난 10월말까지 30.9%에 이르렀다.

20대는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들어간 98년부터 30대가 연령별 최대소비층으로 부상한 이래 해마다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98,99년에는 각각 28.7%,30.5%였다.

40대 소비는 98년에 28.3%로 30대에 1위자리를 넘겨준 이래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전국 5개점기준)에서도 올 11월15일까지의 30대 매출이전체의 34.9%로 선두를 차지했다.

40대(26.5%)20대(20.9%) 50대(14.1%)가 그 뒤를 이었다.

20대와 30대가 높아진 반면 40대이상은 떨어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올 3·4분기 기준)의 경우 20대가 30.1%를 차지해1위를 차지했다.

20대 비중은 98년에 20%대에 들어선후 해마다 크게 늘고있다.

◆ 여성소비도 늘고있다=여성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

여성 경영인이나 전문가집단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백화점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전체이용객중 여성이 74.6%(11월 15일 기준)로 지난해(69.1%)에 비해 5.5%포인트나 늘어났다.

신세계 본점의 김은 영업총괄팀장은 "여성비중이 지난해 60%선에서 올해는70%선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 명품관도 젊은층들로 붐빈다=명품관을 찾는 20,30대 직장여성들이 부쩍 늘고있다.

강남의 직장 여성 가운데 일본처럼 ''명품계''를 만들어 물건을사는 사례도 늘고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30대의 명품구매 비중(10월말 기준)이 28.7%로 선두로 뛰어올랐다.

30대의 비중은 98년 22.4%에서 99년에 25.5%로 계속 증가해왔다.

20대의 명품구매 비중도 98년 13.6%에서 99년에는 16.1%로,올해에는 또다시 20.8%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대와 30대의 비중이전체의 절반선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박중삼 전무(영업전략실장)는 "신세대들은 자기만족을 인생의 가치로 내걸고 있다"며 "버는 것 이상으로 씀씀이가 큰것도 그러한 가치관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