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소득종합과세 시행을 앞두고 거액 개인예금이 비밀보장이 잘되는 외국계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외국계 은행은 대출보다는 콜거래나 유가증권 투자로 큰 차익을 챙기고 있어 국내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외은지점 수신동향''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수신잔액은 4조3천1백1억원으로 작년말보다 53.8%(1조5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 은행권의 수신증가율(22.8%)을 두배 이상 앞지르는 수준이다.

한은은 "전체 예금은행 수신중 외은지점의 비중은 1.2%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주로 개인의 뭉칫돈이 외은지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은지점의 정기예금 계좌당 평균잔액은 9천4백만원으로 조사됐다.

국내은행(2천8백만원)의 3배가 넘는 액수다.

5억원이 넘는 거액계좌 비중(금액기준)도 50.9%로 국내은행의 35.5%보다 크게 높았다.

요구불예금과 6개월 미만 저축성 예금을 합친 단기예금 비중은 국내은행(47.9%)의 두배에 달하는 83.3%로 나타났다.

외은지점은 올들어 10월까지 늘린 대출액(1조4백90억원)의 3.7배에 이르는 3조9천3백63억원을 국채나 통안채 등 유가증권 투자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중에서도 안전한 가계대출 비중이 93%(9천7백67억원)에 달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