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고어후보 진영이 승리를 자신하며 줄기차게 내세우는게 한가지 있다.

전국 득표율에서는 자신이 앞섰다는 점이다.

재검표가 진행중인 플로리다와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오리건,뉴멕시코주를 뺀 나머지 47개주와 1개 특별구의 지지율 잠정집계결과로 보면 고어가 부시를 앞서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표차는 불과 20만1천5백96표다.

개표및 재검표가 진행중인 3개주의 결과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수치다.

지난 96년 대선 사례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당시 1차 집계에서 투표자수는 9천2백90만1백56명이었다.

그러나 해외부재자까지 포함해 최종 집계된 공식 발표에서는 투표자가 9천6백40만6백34명으로 늘어났다.

무려 3백5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간 공화당의 밥 돌후보간 표차 역시 1차집계에서는 7백76만3천1백41표였지만 최종 공식집계에서는 8백20만3천6백2표로 늘어났다.

표차가 44만4백61표(약 3.8%)나 불어난 것이다.

현재 고어와 부시간 득표차인 20만표의 2배를 훨씬 넘는 숫자다.

더욱이 부시진영에서는 위스콘신과 오하이오주의 재검표를 요청할 움직임이어서 양 후보간 득표차는 어떤 형태로든 크게 달라질 것 같다.

부시가 "대통령 당선"을 섣불리 주장할 수 없는 것처럼 고어도 "득표율 우승"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