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치러진 제43대 미국 대통령선거는 역대 그 어느 선거때보다 혼전이 거듭됐다.

선거전에서도 그랬고 막상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고 나서도 거의 20-30분 간격으로 두 후보의 우열이 바뀌는 역전의 대드라마를 연출했다.

<>.대선이 40여년만에 최대접전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선거결과를 놓고 내기를 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거전문가들의 견해도 크게 엇갈렸다.

CBS방송의 명앵커 댄 래더는 인디애나,켄터키등 일부 주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7일 오후 6시40분(동부시간) 선거전문가 3명에게 승자를 예측하도록 요구했으나 부시후보와 고어후보를 꼽은 사람이 한명씩이고 나머지 한명은 아예 선택을 포기했다며 "이번 대선은 정말 엄청난 대접전"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선거를 중계하고 있는 CNN,ABC,CBS, NBC 등 주요 TV방송국은 7일 플로리다주의 선거결과 예측을 정정해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전화를 받았다.

이들 방송은 이날 저녁 7시(한국시간 8일 오전9시) 선거인단 25명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주 투표가 끝나자 출구조사를 토대로 고어후보가 부시후보를 꺾고 승리했다고 보도했다가 두어 시간 후 "형세 불명"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고어진영과 부시진영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이날 투표율은 당초 예상했던 50%를 크게 웃돈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올해의 대통령 선거가 근년에 보기 드문 대접전을 보였지만 막상 투표율은 72년만의 최저 기록이었던 지난 1996년의 49.08%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국의 투표소 보고에 따르면 실제 투표 인원은 선거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한 중부 지역에서는 투표 인원이 너무 많이 몰려 혼잡을 이뤘으며 이에 따라 미주리주의 여러 투표소는 투표 시간을 예정보다 한 시간 더연장하기도 했다고 현지 TV방송들이 전했다.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부시후보 진영은 당초 오후7시(현지시간) 주청사 앞에 임시로 마련한 연단에서 취재진에게 선거종료 소감 등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개표상황이 접전으로 가자 오후 10시이후로 연설을 늦췄다.

한편 본부 직원들은 사무실에 설치된 흰색 대형 상황판에 각주 선거본부로부터 들어오는 개표상황을 수정하느라 손놀림이 무척 바빴다.

부시후보가 살고 있는 주청사 옆 관저 주변에는 정복 경찰관이 경비를 선 가운데 정장차림의 남녀들이 서류봉투 등을 들고 수시로 드나들어 긴박감을 느끼게 했다.


<>.민주당 고어후보의 총선거본부가 있는 테네시주 내슈빌은 차분한 분위기로 선거결과를 기다렸다.

테네시주 자체가 고어후보를 길러낸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부시후보와 접전지역으로 분류된 불편함이 주도 내슈빌 주민과 선거본부 관계자들의 표정에도 나타났다.

고어 선거진영의 사령탑 역할을 해온 내슈빌 외곽의 총선거본부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채 선거본부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의 선거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유리창을 통해 엿보였으나 선거본부측은 외곽에서의 사진촬영 조차 허용하지 않는 등 취재진들의 선거본부 접근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